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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일상 속 학습과 성장

비즈니스 고수는 '니즈'를 읽고, 아빠 고수는 '마음'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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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관점이 아닌, 상대의 주파수에 채널을 맞추는 법

1. 비즈니스와 관계의 공통점: '나'를 지우고 '너'를 담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며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는 말이 있습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라."

비즈니스의 성공은 내가 팔고 싶은 물건이 아니라, 상대가 사고 싶은 가치를 제공할 때 결정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이 대원칙을 잊곤 합니다.

 

"내가 너희만 할 때는 말이야...",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소리야."

 

이런 말들이 결국 내 경험이라는 감옥에 갇힌 '나만의 논리'라는 것을 일요일 아침 문득 깨달았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내 안경을 벗고 상대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일인데, 우리는 왜 그 쉬운(?) AI에게 물어볼 생각조차 못 했을까요? 그래서 오늘은 20대 딸과 10대 아들의 마음속으로 '로그인'을 시도해 보려 합니다.

 

2. 여대 약대 3학년, 딸의 마음: "전문직이라는 안도감 뒤에 숨은 압박감"

6년제 약대 3학년이라면 이제 본격적인 전공 심화 과정에 들어서는 시기입니다. 겉보기엔 남들이 부러워하는 '라이선스'를 향해 가고 있지만, 딸아이의 속마음은 어떨까요?

  • 심리적 상태: 6년이라는 긴 호흡은 생각보다 숨이 찹니다. 친구들이 취업 준비를 하거나 졸업할 때, 여전히 두꺼운 전공 서적과 씨름해야 하는 피로감이 있죠. 특히 약대는 유급에 대한 공포와 국가고시라는 최종 관문이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 스트레스 요인: "약대니까 취업 걱정 없겠네"라는 주변의 당연한 시선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미래가 결정되어 있다는 안도감만큼이나, '내가 정말 이 길을 원하나?' 혹은 '이 공부가 끝이 나긴 할까?'라는 막연한 권태와 압박이 공존할 시기입니다.
  • 아빠에게 바라는 것: 해결책이나 훈수가 아닙니다. 그저 "공부하느라 힘들지? 힘들 땐 좀 쉬어가도 돼"라는 무조건적인 지지입니다.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신뢰를 주듯, 딸의 선택과 과정을 묵묵히 믿어주는 든든한 '투자자'의 모습을 원할지도 모릅니다.

 

3. 과학고 3학년, 아들의 마음: "천재들 사이에서 버텨내는 외로운 레이스"

지방 과학고 3학년. 이 단어만으로도 숨이 턱 막힙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치열한 집단 중 하나에 속한 아들의 주말은 아마 게임 속 세상만이 유일한 도피처일지 모릅니다.

  • 심리적 상태: 과학고 아이들은 중학교 때까지 '천재' 소리를 듣던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는 철저히 서열화되죠. 내신 한 등급 차이에 자존감이 요동칩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건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현실(입시)에서 벗어나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가상 세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 스트레스 요인: 입시라는 거대한 벽이 코앞입니다. 대학 이름이 곧 자신의 가치라고 느끼기 쉬운 시기죠. '실패하면 어떡하지?'라는 공포와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을 겁니다.
  • 아빠에게 바라는 것: 아빠와 함께 게임 이야기를 하거나, 입시와 상관없는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는 시간입니다. "결과가 어떻든 너는 내 자랑스러운 아들이다"라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길 원합니다. 아빠가 입시 컨설턴트가 아닌,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베이스캠프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4. 글을 마치며: 채널을 바꾸면 들리는 것들

우리는 흔히 '세대 차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관심사의 차이'일 뿐입니다. 제가 비즈니스 니즈를 파악하듯 아이들의 MBTI, 요즘 듣는 음악, 그들이 느끼는 미세한 불안함에 귀를 기울였다면 어땠을까요?

 

중년의 아빠가 된다는 것은 자녀가 멀어지는 것을 구경하는 관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녀라는 새로운 시장을 끊임없이 공부하는 성실한 마케터가 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밤에는 아이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요즘 너의 세상은 어떤 색깔이니?"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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